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독을 차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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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4. 5. 31. 17:0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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독을 차고

-김영랑

가슴에 독을 찬 지 오래로다.
아직 아무도 없는 해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

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.
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,

독 안 차고 살어도 머지 않아 너 나 마주 가버리면
억만세대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
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
‘허무한듸!‘ 독은 차서 무엇하느냐고?

아!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않고 보낸
어느 하루가 있었던가, ‘허무한듸!‘ 허나
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,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
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

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

막음 날 내 외로운 혼 건지기 위하여



나는 내 자신이 의지가 없어서 그런지 의지적인 시인들을 존경한다.

식민지 상황에서도 주위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의지대로 사는 작가의 삶이 정말 멋진 것 같다.

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식민지 시대에 비하면 살기 좋은.. 세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의 의지력은 한참 부족한 것 같아 반성하게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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